“콘넥타CONECTA” 프로젝트 - 2024년 10월 30일 대전
경제를 바꾸기 위해 하나가 된 목소리들
이사이아스 에르난도
“Ask the boy”
“아이에게 직접 물어보세요(Ask the boy).”
이것은 청소년들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과 자신이 간절히 바라는 것들을 바탕으로, 교육 과정에 청소년들을 참여시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바덴 파웰(Baden Powell)이 “아이에게 직접 물어보세요(Ask the boy).”라고 한 유명한 답변이었습니다. 아마도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는 내용이 아닐까 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저는 어떻게 우리가 진정 인간적이고 포용적이며 공정하고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를 이룰 수 있을지 알고 싶다면, 우리가 이미 문제에 대한 진단 방식을 알고 있고, 적용해야 할 처방전도 갖고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오히려 우리는 해당 문제의 주인공들에게 직접 물어야 보아야 할 것입니다.
콘넥타 프로젝트의 주인공들은 누구인가?
한 측면에서 보면, (이 프로젝트의) 주인공들은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로서, 이들은 지배적인 경제 시스템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 이들은 개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들을 가졌던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삶에서 중요한 결정을 하고 나서, 일자리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갖가지 주변 여건들로 인해, 이 시스템에서 불평등과 배제의 결과들을 직접 겪었던 사람들 역시 주인공들입니다. 이들은 아까 그 사람들과 동등한 수준의 기회에 접근할 수 없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어려운 상황들과 개인적 실패들을 겪었기에, 현재의 경제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 깊이 공감할 수 있게 된 사람들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
콘넥타(Conecta)는 스페인어로 “연결하다”라는 뜻입니다. 콘넥타 프로젝트는 바로 이러한 연결의 역할을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곧, 인간의 존엄성과 지구를 지킬 수 있는 경제가 무엇일지에 대해 함께 다시 생각해보기 위해, 경제와 비즈니스의 몇 가지 핵심 주제들을 중심으로, 위에서 언급한 양쪽 그룹에 각각 속한 사람들 간에 깊은 대화의 과정이 실현되게 하고자 하는 연결의 역할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주된 요소들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 모두가 평등한 포용적 대화
- 현재의 시스템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성찰과 배움
- 우리의 사고체계를 넓히는 데 도움을 주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연결과 확장
- 혁신과 창의성: 다른 여러 다양한 관점들을 통해 생각해보고, 경제적 이익을 넘어서서 바라볼 수 있을 때 생겨나는 새로운 아이디어들
프로그램의 진행 방식
프로그램 각 차수마다 열 명의 기업가나 경영진들, 그리고 어느 모로 ‘소외와 배제’의 상황을 겪은 사람들 열 명이 각각 참여합니다.
(이 두 그룹 간의) 대화가 가능해지고, 유익한 결실을 맺게 하기 위한 과정에서 첫 번째 도전 내지, 아마도 가장 중요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경제적, 사회적 지위가 서로 다른 사람들이나 경제적, 사회적으로 서로 다른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동등한 위치에서 대화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첫 번째로 할 일은, 모든 사람의 의견이 똑같이 존중받는 공간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생각과 경험을 보다 활발히 나눌 수 있도록, 모두에게 열려 있고 서로를 존중하는 환경 여건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또한 적극적 경청과 신뢰의 자세를 통해 참가자들이 서로 더 풍요로워지고, 장벽들과 선입견들을 점차 줄여 나가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지난 여러 해 동안 《모두를 위한 경제, EoC》가 경험해온 바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듯이, 모든 사람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대화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관건이 되는 점은, 상대방 안에서 장점을 보는 것입니다. 즉, 공동의 목적을 위해 각자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을 보는 것입니다. 이것은 상대방의 부족한 점을 보는 것보다 훨씬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방법론으로서의 대화법
기원 전 5세기에 진리 탐구에 열정을 쏟았던 그리스의 철학자인 소크라테스의 방식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이 방법론이 큰 도움이 됩니다. 그는 그 누구도 혼자서는 진리에 도달할 수 없다고 믿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우리가 모르는 것을 알고, 또는 그 반대인 경우도 있는데, 따라서 우리가 더 잘 사고하기 위해서는, 또 어떤 생각들이나 주장들의 일관성과 타당성을 따져보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고 했습니다. 소크라테스가 남긴 글은 없지만, 그는 동료 시민들이 각자 스스로의 진리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자, 그들에게 질문을 던지며 일생을 보냈습니다.
콘넥타 프로젝트의 대화 중에 참가자들은 두 가지 역할을 번갈아 수행합니다. 깊이 들어가기 위해 점점 더 예리한 질문을 하거나, 이에 답하는 것입니다.
각 그룹은 몇 가지 정해진 규칙을 따르기 위해 노력합니다. 즉, 질문을 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침묵을 존중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으며, 산파술 대화법에 따라 새로운 질문들을 던져 상대방으로 하여금 잠재되어 있던 생각들을 식별해내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팀플레이를 하고, 적극적으로 경청하며, 상대방을 이해하고 도우려는 마음(친절과 호의)을 키웁니다. 또한 건설적인 자세를 지니고, 오만하지 않도록 조심합니다.
답하는 사람도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규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곧, 신뢰심을 갖을 것, 대답할 때는 합리적이고 일관된 방식으로 답하고자 노력하며, 자신의 생각들에 집착하지 않을 것, 정직하고 진실하게, 개인적인 만남의 방식으로 대답할 것. 유연성 있고 겸손하게, 부끄러워하지 말고 용기 있게 답하며, 화를 내지 말 것, 답하는 데 게으르지 말 것 등입니다.
대면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은 하이드리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1부는 두 번의 주말 프로그램으로서 대면으로 진행되고, 2부는 열 번의 주간 프로그램으로서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
1부 프로그램인 대면 모임은 현재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스페인어로 진행 중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EoC 국제위원회에서 주관하는 것이지만, 바르셀로나에 있는 소크라테스식 대화법 연구소와 파트너십을 맺어 진행하고, ‘프란치스코의 경제’(EoF)와도 협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포르티쿠스 이베리아(Porticus Iberia) 재단의 후원을 받고 있는데, 이 재단은 콘넥타 프로그램의 첫 번째 두 모임을 재정적으로 지원합니다.
스페인에서 진행되지만, 이번 참가자들은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의 10개국에서 온 사람들이고, 9명이 여자, 11명이 남자이며, 20대부터 64세까지 서로 매우 다른 삶의 경험들을 지닌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연령대와 성별, 출신 지역이나 종교 등의 면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것이 특징인 그룹입니다.
대면모임은 무엇보다도 특히 서로를 알게 되는 기회이고, 평등과 신뢰, 적극적인 경청과 존중을 바탕으로 공감과 유대감을 형성하고자 하는 자리입니다. 이러한 관계는 다음에 이어질 온라인 세션들에 기초가 되는 그룹 역학을 정착시키는 데 필수적입니다. 서로 얼굴을 맞대고 하는 모임들을 통해 처음에는 정체성(자기 소개), 행복, 두려움, 사랑 등과 같은 ‘보편적인’ 주제들에 대한 대화를 실행해볼 수 있습니다. 이어서 온라인 세션들에서는 ‘경제’에 관련된 주제들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온라인 프로그램
온라인 파트는 깊은 변화와 공동의 창조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U 이론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들의 융합을 통해 다양한 주제들을 탐색하고, 의미 있는 대화와 지속가능한 변화를 촉진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서 다루는 주제들 중에는 경제와 영성의 관계, 불공정한 사회에서 공동선共同善을 추구하기, 비즈니스 모델들에 통합 생태학을 도입하기 등이 있습니다.
이 주제들은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학자들과 기업가들, 지역사회 리더들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여러 분야가 협력하는 다학제 간 연구의 관점에서 풀어 나갑니다.
경제학 교수님들과 철학 교수님들, 생태학, 신학, 심리학, 사회학, 경영학 교수님들을 초빙합니다. 한편 인간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 모델들을 따르는 기업가들의 경험들과 사회적 소외를 극복하고 변화의 주체가 된 사람들의 경험 사례들을 제시합니다.
이와 같은 다학제적 접근 방식을 통해, 우리는 복합적인 현실을 다양한 관점들을 통해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우리의 이해를 넓히며, 보다 종합적인 해답을 제시할 수 있게 됩니다. 이로써 단지 경제적 사회적 도전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 지식의 경계들을 극복하는 새로운 해결책들도 모색할 수 있습니다.
(MIT에서 개발한) U 이론은 자신의 내면에로의 여정을 실현하는 한 방법론을 제시합니다. 이 내면으로 들어가는 여정은 멈춤과 침묵으로 시작하여, 깊고 직관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 각자가 극복해야 하는 여러 도전들에 다가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원하지만, 여전히 기존의 틀과 행동 방식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도전들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고 응답할 수 있기 위해서는, 지혜가 솟아나는 내면의 근원인 존재의 심오한 차원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따라서 온라인 세션들의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은 단계들에 따라 진행됩니다.
1단계: 멈춤과 경청
목표: 여러 사람들이 평등한 조건에서 만날 수 있는 환경 조성
- 방해물: 위험 등과 같은 위기와 기회
- 잊힌 원칙: 형제애(자매애)
2단계: 공감 / 인식
목표: 생각과 마음을 열고 관찰하는 것
- 통합 생태학과 비즈니스 모델들
- 노동을 변화시키고 사회를 바꾸기
- 지역사회와 개인
3단계: 프레젠싱 (presence+sencing)
목표: 영감과 의지의 근원으로 들어가기
- 라운드 테이블: “배제에서 포용으로: 기업가들의 스토리들과 형제애(자매애)로 변화된 삶의 이야기들”
- 라이프 스타일들과 소비 스타일들
4단계: 공동 창작
목표: 실제 사례들로 새로운 프로토타입(prototype, 표준, 전형) 만들기
- 돌봄의 패러다임과 경제
- 행동하는 지속가능성: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기업 전략들
- 포용적인 경제를 위한 삶이 주는 교훈
5단계: Co-evolution 공동의 진화
목표: 새로운 요소를 생태계에 통합하기
- 희망의 빛 (서광)
두 번째 대면 주말 모임으로 프로그램은 마무리됩니다. 이 모임에서 다루는 주제는 삶의 의미와 좋은 삶(buon vivere), 사회적 자본, (메시지 전달 방식에 관련된) 서사적 자본, 그리고 영성적 자본 등입니다. 여기서 사회적, 서사적, 영성적 자본이란 여러 경험 사례들을 모으고 분석하기 위한 가이드 개념들을 말합니다.
참가자가 기대할 수 있는 효과
마음을 열고 공감하는 능력 향상: 매우 다양한 배경을 지닌 사람들과의 대화는 참가자들로 하여금 시야를 넓히고, 서로 간의 차이를 분열의 원인이 아닌, 풍요로움의 기회로 볼 수 있게 합니다. 이로써 공감을 바탕으로 더 강도 높은 유대감을 지닌 관계들이 형성됩니다.
대화와 경청의 능력 향상: 이 방법론은 참가자들에게 적극적인 경청과 대화를 위한 도구들을 제공하여, 개인 생활에서나 직업 환경에서 필수적인 역량인 의사소통 능력을 크게 향상시킵니다.
비판적 사고력 향상: 함께 생각을 나누는 공간은 몇몇 사회적, 경제적 문제들의 원인과 결과를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기 위해, 이 경제 시스템의 바탕이 되고 있는 몇 가지 전제들에 대해 토론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더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하며 책임감 있는 결정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근본적으로 중요합니다.
혁신과 창의성: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고 다양한 관점이 존중받음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혁신을 위한 이상적인 조건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나오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참가자가 자신의 환경에 맞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변화의 주체로 참여: 모든 참가자는 상업적, 경제적 관행들에서 비롯되는 몇몇 사회 문제들을 식별하고, 잠재적인 해결에 기여하면서,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음은 개인적인 면에서 기대할 수 있는 효과입니다. 하지만 이 내용은 전문가들이 대화 과정을 관찰하고 체계화하여 공적인 토론의 장을 만드는 데에도 도움일 될 것입니다. 또한 학술 연구를 촉진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개인적인 결론
이 경험은 저희가 처음 이 프로젝트를 구상했을 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혁신적이고 훨씬 더 많은 결실을 가져오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때로는 힘들고 어려운 자신의 삶의 경험을 선물처럼 내어주면서 즉시 역동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새로운 친구들이 많이 생겼고,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이 경험은 빈곤과 부富 에 대한 관점, 경제가 다양한 맥락에서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점을 넓혀주기 때문에, 매우 풍요롭고 많은 결실을 가져오는 경험입니다.
이 경험은 (EoC의 모태인) 포콜라레운동(Focolare Movement)에서 핵심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대화’에 가깝습니다. (포콜라레운동의 창설자) 끼아라 루빅(Chiara Lubich )의 말을 인용하겠습니다. “대화는 서로의 선익善益을 바라는 것,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대화는 이미 서로 형제자매라고 느끼는 것이고, 이 지상地上에서부터 이미 보편적인 형제애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끼아라에게 있어서 대화의 핵심 요소는 사랑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헀습니다. “사랑 없는 대화는 대화라고 할 수 없습니다. 대화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대방에 대한 사랑으로 우리 안에 있는 것을 내어주는 것이고, 또한 받음으로써, 서로 풍요로워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대화입니다.”
그리고 (끼아라가 말한) 이것이 바로 “소크라테스식” 대화에 추가된 중요한 요소입니다.
끝으로, 이 경험에는 《모두를 위한 경제, EoC》의 세 가지 특징적인 요소들, 곧 ‘비즈니스, 빈곤, 사상 내지 문화’가 모두 들어 있습니다. 이 경험이, 혹은 이와 비슷한 무언가가 서로 다른 여러 문화들에 맞게 적용하는 데 필요한 과정들을 거쳐, 세계 각지에서 ‘친교와 나눔의 경제, EoC’의 다른 많은 주인공들에 의해서도 실행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 꿈이 너무 큰 꿈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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