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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C 기업 ‘지식백과’ 소식 1호



콤무니타스(communitas)와 임무니타스(immunitas)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문병기 교수


콤무니타스(communitas)는 라틴어 ‘communis’에서 유래한 말로서, 선물, 즉 무상의 나눔을 서로 실행할 수 있을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가진 사람들의 생활 공동체를 말한다. 영어 ‘community'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라틴어 ‘communis'는 ‘cum’ + ‘munus(또는 munere)’로 분해될 수 있다. 여기서 ‘cum’은 ‘함께’ 또는 ‘서로’라는 뜻이고, ‘munus’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마땅히 해야 할 일’ 또는 ‘선물’ 및 이러한 일을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상의 라틴어 어원을 종합하면 ‘communitas’란 선물, 즉 무상의 모든 나눔을 서로 실행할 수 있을 정도로 친밀한 관계성을 가진 사람들의 생활 공동체라는 의미를 갖게 된다.

우리말로 근린공동체, 심지어 지역사회 등으로도 번역되고 있는 영어 ‘community'는 중세 및 라틴시대에는 ‘동료나 성곽 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총체’를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현대사회에서 생활 공동체, 근린공동체 또는 지역사회는 어디까지를 말할까? 행정구역 상의 읍, 면, 동이나 아파트 단지를 의미한다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거기에는 ‘무상의 나눔을 서로 실행할 수 있을 정도로 친밀한 관계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임무니타스(immunitas)는 구성원들간의 직접적인 접촉과 그에 따른 갈등의 모든 전제 조건들이 소거된 사회를 의미한다.

‘communitas’가 생활 공동체라는 의미를 갖는다고 할 때, 이는 필연적으로 무상성(gratuitousness)과 구성원들간의 친밀한 관계성의 부작용인 상처를 수반하게 된다. 그 대책으로 구성원들간의 직접적인 접촉에 의한 이러한 부작용과 고통을 피하기 위하여 다양한 형태의 탈 인격적인 규칙, 즉 시장과 계약 및 제도를 중심으로 사회를 운영하고자 하는 노력이 근대사회 이후부터 꾸준히 있어 왔다. 그 결과로 현대사회에서는 구성원들간의 직접적인 접촉과 갈등의 전제조건들이 ‘모두 소거되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immune)’ 사회가 만들어졌는데, 이를 L. Bruni교수가 ‘immunized communitas’를 축약하여 임무니타스(immunitas)라는 신조어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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