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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받은 경제(Benedetta Economia)!"

“축복받은 경제(Benedetta economia)!” 방송의 두 번째 시즌의 중반에 들어선 우리는 이 프로그램을 루이지노 브루니(Luigino Bruni)와 함께 공동으로 기획하고 이끌어온 다리오 콰르타(Dario Quarta)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2018년 12월 5일 치타누오바(Città Nuova)지에 실림


“축복받은 경제(Benedetta economia)!”의 두 번째 시즌!, 성경과 경제를 오가는 전대미문의 토크쇼. 이런 프로그램이 TV 제작자에게 주는 도전 과제는 무엇입니까?


처음부터 루이지노 브루니(Luigino Bruni)와 함께, 우리는 무엇보다도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면에서 작업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먼저 성경의 현대적인 의미를 분명하고 구체적이며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다른 한 가지는 경제 문제를 주제로 이야기할 때 전문용어로 인해 자주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들을 사용하게 될 위험성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언어를 단순화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에게는 우리 시대 경제의 모순을 밝히고, 새롭고 대안적인 전망을 제시할 수 있는 구약과 신약 성경의 구절을 제안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이와 같은 성경 구절들은 개인적이고 집단적인 태도와 행동 방식들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게 하고, 시청자들로 하여금 오늘날 우리가 일하고 돈을 쓰며 절약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돌아보며 성찰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이 밖에 이 프로그램의 다른 제작자들인 엘레나 디 디오(Elena Di Dio)와 프란체스카 만치니(Francesca Mancini), 그리고 진행자인 에우제니아 스코티(Eugenia Scotti)와 함께 우리는 언어를 단순화하는 작업을 하면서 과다한 전문용어 사용을 배제하고, 경제가 금융, 예산 및 결산, 증권 거래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게스트와 스토리들을 선택하고자 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매일 경제와 대면하면서 경제 활동을 합니다.



우리가 종종 다양한 형식으로 보게 되는 양극화에 빠지지 않고, 의견의 다양성의 여지를 남겨 둘 수 있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 수 있습니까?

이 주제는 단지 “축복받은 경제(Benedetta economia)!”라는 프로그램에서만이 아니라, 모든 TV2000 프로그램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목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TV2000방송 네트워크 전체가 최근 몇 년 동안 “만남과 서로 간의 의견 교환, 나눔의 기회와 장場을 만드는 것”이라는 공통된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해왔습니다. 이 관점에서 볼 때, 게스트의 선택은 결정적인 중요성을 지닙니다. 진정으로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모든 TV2000의 프로그램에서와 마찬가지로 “축복받은 경제Benedetta economia!”의 문이 열려 있음을 봅니다.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란 말할 줄 아는 것을 넘어, 들을 줄 아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즉, 하나의 입장을 지지하되, 효과적인 슬로건으로 문제를 단순화하는 방식에만 의존하지 않고서도 그런 입장을 견지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TV2000의 게스트들은, 기존의 TV 토론을 이끄는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다른 게스트들인데, 기존의 TV 토론은 우리를 둘러싼 문제의 복합적인 특성을 제대로 이해할 여지를 남겨 두지 않은 채, 종종 충돌로 끝나고 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게스트를 선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각각 말하는 시간을 적절히 배분함으로써, 대화하고 서로 생각을 나누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TV 토론에서 서로 다른 의견들이 대립하는 양상을 마치 일종의 구경거리처럼 만들어 흥행에 이용하는 방식을 포기한다고 해서, TV 프로그램으로서 필요한 진행 속도의 리듬을 유지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고, 토론의 질質을 포기하는 것은 더욱더 아닙니다.

그리고 이 대화의 가능성이 지닌 가치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게스트 자신들이 확인해 줍니다. 아마도 그들은 매우 종종 각자 양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서로 다른 의견을 나누는 데 그치는 TV 토론에 참여해온 바로 그런 사람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들이 이처럼 기존의 조건과는 달리 진정으로 대화할 수 있는 여건 속에 토론하게 되면, 말하는 속도와 태도를 바꿀 수 있고 그들 각자의 서로 다른 입장이 지닌 모든 부요함을 선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종종 이런 기회에 감사하며 스튜디오를 떠납니다.

다리오, 우리는 당신께서 TV에서 한 어느 인터뷰를 통해 당신이 《바르바쟌니 언덕 La Collina del Barbagianni》이라는 이름을 지닌 공동체에서 살고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공동체에서는 다른 가정들과 함께 살고 급여까지도 서로 나누며 있으며, 각자가 필요한 것을 공동체에서 가져간다고 들었습니다. “축복받은 경제Benedetta economia!” 방송의 주제와 스토리에 당신의 개인적인 체험은 얼마나 들어 있습니까? 혹은 당신의 개인적인 체험을 여기에서 어느 정도나 재발견하게 되시는지요?

이 몇 해 동안 TV2000은 저 개인의 가정생활과 직업 면에서의 삶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주었습니다. 저와 루이지노 브루니Luigino Bruni는 “축복받은 경제Benedetta economia!” 방송을 위해 함께 일하기 전에, 이미 공동체 생활의 형태에 대해, 또 이러한 경험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서도 사색하는 과정에서 서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바르바쟌니 언덕La Collina del Barbagianni공동체』는 나눔의 삶을 경험하는 곳 중의 하나로서, 《공동체와 가정의 세계Mondo di Comunità e Famiglia》 네트워크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밀라노의 『빌라피조네Villapizzone 공동체』*를 모범으로 삼아 태어난 《공동체와 가정의 세계Mondo di Comunità e Famiglia》 네트워크에 소속되어 있는 이러한 공동체들의 수는 이탈리아에 35개가 넘습니다.


*『빌라피조네Villapizzone 공동체』는 이탈리아 밀라노 시의 빌라피조네 지역에서 1978년부터 몇몇 가정들과 예수회 수도자들이 가정의 ‘환대’와 ‘개방’의 가치를 추구하며, 함께 공동생활을 하고 있는 공동체로서 구성원 각자의 노동과 각 가정의 자급자족, 신뢰와 검소함을 바탕으로 한 소득의 공유 등을 실천한다. 지난 40여 년간 가정적인 분위기 속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 500여 명을 맞아들인 바 있고, 현재 약 50명의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공동체와 가정의 세계Mondo di Comunità e Famiglia》의 모체가 되었다. * 옮긴이 주


함께 살고 급여를 공유하며, 가정들 상호 간에 부양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해당 지역에서 어떤 도움을 요청할 때 이에 함께 응답하려는 것은, 큰 기회이자 커다란 도전이 됩니다. 우리는 가정으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모든 한계와 힘겨움을 겪으며 이 같은 노력을 기울여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의 경험은 ‘우리 시대를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그러합니다. 급여를 함께 공유하는 것은 단지 상호 간의 신뢰를 훈련하는 도구입니다. 이는 또한 돈을 개인적으로, 또 가정 안에서 사용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도구이자, 가정 안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 서로를 도울 수 있는 적절한 여건을 조성하는 도구, 또는 우리가 어떤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서로 도울 수 있을 때, 그런 도움이 되어 주는 도구일 뿐입니다. 이 경험의 풍요로움이 “축복받은 경제Benedetta economia!”의 에피소드들을 준비하는 작업의 과정에서 우리가 발전시켜온 사색의 내용들과 여러 차례 교차하며 접점을 가져온 것이 분명합니다.


두 시즌의 방송 프로그램을 마치면서 다리오, 당신께서 얻으신 것 중에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입니까? 또한 향후 이 프로그램에 대해 어떤 전망을 하십니까?

루이지노 브루니Luigino Bruni가 이 프로젝트를 위해 경제학자이자 성서학자로서의 전문성과 열정으로 일해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TV2000의 “축복받은 경제Benedetta economia!”를 통해 그는 구약과 신약 성경의 내용들이 사색과 변화의 살아 있는 근원임을 다시 한번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우리 모두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잘 알려진 이야기나 비유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과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해석들을 제안해 주고자 하는 그의 열정에 저는 매우 감동했습니다. 현재 상태에만 만족하지 않고, 이미 알려진 것을 넘어서며,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를 가지는 것입니다. 이런 전제들을 바탕으로 TV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은 언제나 멋지고 보람된 일입니다.


제작진 전체의 수고를 통해 얻은 결실이라고 할 수 있는, 또 다른 선물이 있는데, 바로 경제와 기업, 그리고 노동의 측면에서도 이탈리아가 매우 훌륭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 점입니다. 곧, 모든 어려움들과 우울한 경기 침체 관련 이야기들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는 이미 다른 미래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지난 2년 동안 스튜디오에 초대한 게스트들, 그리고 이탈리아 전역을 돌며 제작한 영상물들이 바로 대안 경제를 증거합니다. 이는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비판하셨던 “배척과 불평등”에 대한 대안적인 경제의 증거들입니다. 즉, 이윤의 논리를 뛰어넘어 사람을 중심에 두고, 성장과 공동선共同善을 결합하는 시도를 해 보기 위해, 기업가, 노동자, 협동조합의 조합원, 제3섹터*의 활동가들이 함께 이 대안 경제에 기꺼이 참여하여, 리스크risk를 감수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제3섹터는 공공 부문(제1섹터first sector)과 민간 부문(제2섹터second sector), 양측의 장점을 서로 혼합한 공통의 영역 내지 새로운 형태의 개발 주체를 가리키는 말로서, 공공 부문의 사회적 책임성을 민간 부문의 효율성 및 전문성과 결합시키려는 개념이라고 하겠다. 비정부기구(NGO)를 의미할 때도 있다. 루이지노 브루니와 스테파노 자마니의 공저, 『21세기 시민경제학의 탄생Economia Civile』에 나오는 ‘국가와 시장’에 대한 사회질서 모델 내에서의 제3부문(제3섹터)과 NPO(비영리 조직, Non-Profit Organization)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참고할 만하다. *옮긴이 주


이 프로그램의 전망과 관련해서는, TV2000의 새로운 사장인 빈첸조 모르간테Vincenzo Morgante가 “축복받은 경제Benedetta economia!”의 세 번째 시즌을 제작하는 것이 좋을지 그 적절성 여부를 평가할 것입니다. 이런 기회가 생길 경우, 우리는 그 어떤 것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모든 것을 다시 토론에 붙이고 싶다고 이미 루이지노 브루니Luigino Bruni와 이야기했습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 두 번째 시즌도 매우 잘 진행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길을 가는 시도를 해 보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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