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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EoC 기업, 달라 스트라다(Dalla strada) - 거리의 청소년들이 EoC 기업의 주역으로 거듭나기까지

올해 2011년에 탄생 20주년을 맞이한, 모두를 위한 경제 EoC(Economy of Communion)의 총회가 열렸던 지난 5월 25일~28일 브라질 상파울루 인근 마리아폴리 지네타 소도시.


640여 명의 기업주, 근로자, 학생, 경제 전문가 및 연구자 등의 총회 참석자들 가운데 유난히 젊은이들 몇몇이 눈에 뜨인다. 밝은 표정으로 총회 프로그램을 차분히 지켜보고 있는 이 젊은이들은 쉬는 시간이면 한쪽 모퉁이에 마련된 한 EoC 기업 안내스탠드에 가서 여러 사람들의 문의에 답변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들이 바로 이 EoC 기업 <달라 스트라다>의 직원들이다. 회사 안내를 위해 나왔지만 EoC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총회에 참석하고 있기도 하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코너 중에 하나인 이 스탠드에서 판매하는 것은 여성용 가방과 잠바 등이다. 이 가방 수공예품의 특성은 뛰어난 품질과 현대적인 디자인을 갖춘 점, 그리고 트럭 커버, 재활용 가죽 조각, 청바지 조각 등 독특한 재료를 사용한 점 등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기업의 특성은 어려운 여건 출신의 남녀 청소년 직원들 내지 성년이 된 지 얼마 안 된 남녀 젊은이들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달라 스트라다(Dalla strada)’, 즉 이탈리아어로 ‘길거리로부터’라는 뜻의 명칭 자체가 이들이 거쳐온 과정을 상징적으로 말해 준다. 브라질에서는 빈민가 가난한 청소년들 중 상당수가 가출해서 거리에서 생활하곤 한다. 이들 중 일부는 마약 밀매 조직에까지 발을 들여놓게 되고 마약 운반 일로 생계를 해결하는 청소년들도 적지 않다.

<달라 스트라다>에서 일하는 한 남자 젊은이(그의 신원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익명으로 표시하고자 한다. * 편집자 주)도 어느 마약 조직에서 일하다가 레나토(Renato) 신부라는 가톨릭 사제를 만나 삶의 큰 전환을 하게 된다. 레나토 신부는 그가 마약 조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상당액의 돈을 지불했는데, 그렇지 않고 그냥 도망치는 청소년들은 살해되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마약 조직에서 구해낸 청소년들을 레나토 신부는 자신이 세운 <청소년의 집>이라는 복지 시설에서 지내게 하고, 그중 일부는 이곳 <달라 스트라다>에서 일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곤 한다. 이곳에 오기 전에 1년간의 직업 양성 과정과 브라질 북동부 레시피(Recife)에 있는, 또 다른 EoC 모(母)기업에서의 직업훈련과정도 거친다.


‘달라 스트라다’의 모든 직원들이 마약조직 출신들은 아니다. 이들의 상당수는 상파울루 남쪽으로 30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바르젬 그란데 파울리스타(Vargem Grande Paulista)의 바리오 쟈르댕 마르가리다(barrio Jardin Margarida)라는 빈민가 출신의 청소년들로서 단지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했을 뿐이다. 이곳에서 일하면서 이들은 급여를 받는 것 외에도 직업 훈련과 각종 인성 교육, 포콜라레 영성 교육도 함께 받고 있다.

그들 중 한 명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회사는 하나의 회사 이상의 의미가 있는 곳이에요. 우리 작업은 그룹 공동 작업이고 가족적인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서로 도와주곤 합니다. 우리는 매일 복음에서 뽑은 생활말씀 한 구절을 읽으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하곤 해요. 이 생활말씀은 우리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곤 합니다.”

이를 위해 이 회사의 사장 죠앙오 보스코 리마 데 산타나(João Bosco Lima de Santana) 씨는 특유의 온유함과 결단력으로 이 기업을 이끌어 가고 있다. 그는 수년 전 가방 생산 전문 기술을 익히기 위해 이탈리아에 갔었는데, 고국인 브라질로 돌아와 돈벌이가 잘 되는 사업을 해볼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의 내면에서 무언가 더 큰 것이 그를 움직였으니, 젊은 시절 포콜라레운동을 만났을 때 창설자인 끼아라 루빅이 했던 말, 즉 ‘자기 백성을 위해 목숨을 내어 주자.’라는 제안에 깊은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마음 깊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 후 그는 레나토(Renato) 신부와 <청소년의 집>을 알게 되고 거리의 청소년들을 돌보는 일에 함께하기로 결심하기에 이른다. “청소년들에게 직업을 주기 위해 저의 능력과 삶을 내어놓는 것이었습니다. 직업 교육은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한 방법이고, 삶으로 일궈낸 사랑은 거리의 청소년들의 사고방식과 삶을 새롭게 바꿔줄 수 있다는 것을 저희는 목격했습니다. (…) 이 회사는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지만, 가장 우선적인 목표는 청소년 직원들과 그들의 양성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단호하게 이렇게 말하며 그는 밝은 미소를 짓는다.


<달라 스트라다>사(社)는 올해 2011년 4월 마리아폴리 지넷따(Mariapoli Ginetta) 소도시에서 5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스파르타코(Spartaco) EoC 산업단지에 본사를 두고 자리를 잡았다. “자본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실천하려는 EoC 기업으로서 이 회사는 오늘도 이윤의 논리를 거슬러 사랑의 논리를 구체화해 간다.

그 결실로 오히려 생산 실적도 점차 향상돼, 얼마 전에는 이탈리아에서 가방을 수입하겠다는 주문도 들어왔고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이 생산 방식을 배워서 자기 나라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도 들어왔다. EoC는 꿈이 아님을 <달라 스트라다>는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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